타인 토지 위에 분묘, 지상권과 유사한 분묘기지권으로 인정받아야

선산에 아버지 분묘를 모시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경매를 통해 선산의 소유권이 타인의 명의로 이전된 후 그 소유자는 아버지의 분묘를 당장 이장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경우 남의 토지 위에 분묘를 소유하기 위해 분묘기지 부분의 토지를 사용할 것을 내용으로 관습상 인정되는 지상권과 유사한 물권인 분묘기지권이 있습니다.
단, 봉분을 확인할 수 없는 평장, 남 몰래 쓰는 암장, 미리 산소를 만들어 놓은 가묘는 안되고 이미 설치되어 있는 분묘를 소유하기 위해서만 주장할 수 있으며, 새 분묘를 설치하거나 다른 용도로 토지를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판례는 이런 경우 분묘기지권을 인정함
① 자기 소유의 토지 위에 분묘를 설치한 후 그 분묘기지에 대한 소유권을 유보하거나 분묘이전의 약정 없이 토지를 처분한 경우
② 토지소유자의 승낙을 얻어 분묘를 설치한 경우(대법원2000.9.26선고99다14006판결)
③ 토지소유자의 승낙 없이 분묘를 설치한 때에는 20년간 평온 · 공연하게 분묘를 점유한 경우에 인정됩니다(시효취득).
단, 장사법 시행일인 2001. 1. 13일 이후 소유자의 승낙 없이 설치한 분묘는 시효취득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살펴보면,
첫째, 자기의 선산에 선조의 분묘를 설치했다가 사정에 의해 선산을 타인에게 양도했을때는 분묘를 이장하겠다는 특약을 하지 않았다면 그 토지에 조상의 분묘를 계속 모실 수 있도록 분묘기지권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둘째, 타인 소유의 토지에 승낙을 받고 조상의 분묘를 설치했는데 이후 매매나 경매 등으로 그 토지의 소유자가 변경되었더라도, 변경된 토지 소유자를 상대로 분묘의 존속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세째, 조상의 분묘를 모신 토지의 소유권이 매매나 경매 등으로 변경된 경우 분묘관리자는 분묘 사용에 따른 토지이용의 대가로서 지료를 지급해야 합니다.
단, 토지사용 승낙을 받은 분묘관리자는 승낙 당시 지료 지급의무나 범위 등에 관해 약정을 하였다면 그 약정의 효력은 변경된 토지소유자에게도 동일하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대법원2021.9.16선고2017다271834, 271841판결)

따라서, 분묘관리자가 분묘기지권의 무상사용에 대해 합의하였다면 변경된 토지소유자는 전소유자의 무상사용 승낙에 반하여 임료를 청구할 수 없으므로 분묘기지와 관련한 문제가 생겼을때에는 전문가와 상의하여 대처하는게 좋겠습니다.

분묘기지권의 존속기간은
첫째, 장사법 시행일인 2001. 1. 12일 이전에 설치된 분묘는 약정기간이 있으면 그 약정에 따르고, 따로 없으면 영구히 사용 가능합니다.

둘째, 2001. 1. 13일 이후 설치된 분묘는 약정기간이 있으면 그 약정에 따르고, 약정이 없으면 최초 15년 이후 3회 연장 신청이 가능하여 최장 60년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이후에는 화장이나 납골하여야 합니다.

세째, 그뒤 장사법이 개정되어, 2016. 8. 30일 이후 설치된 분묘는 최초 30년 이후 30년 연장 가능하여 최장 60년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